류승완 감독의 한국영화 <베테랑>(2015)은 투박한 경찰 수사와 날카로운 사회 논평을 결합한 액션물입니다. 베테랑에 나오는 광역수사대 형사 2팀은 끝장을 보는 행동파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 닳고 닳은 홍일점 형사 봉윤주, 근육질의 육체파 왕동현 형사, 그리고 막내 윤시영 형사와 이들을 이끄는 20년 차 형사팀장 오재평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막내를 제외하고는 모두 베테랑 형사들인 이들은 영화 진행상 현재의 시간에 상당히 큰 물의를 일으켰던 중고차 사기범들을 항만의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잡아내면서 승승장구하게 되고 승진을 코앞에 두게 됩니다. 어느날 서도철은 대그룹인 신진물산의 셋째아들 조태오(유아인 분)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 조태오에게서 뭔가 알 수 없는 수상함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중고차 사기범들을 쫓으면서 알게 된 화물차 운전기사 배철웅이 임금 문제 때문에 본사인 신진물산에 들어왔다가 건물 비상계단에서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배철웅의 아들로부터 아빠가 아저씨들한테 골프채로 맞았으며 아저씨가 매맞은 값으로 수표를 던졌다는 얘기를 들은 서도철은 조태오에게서 받았던 느낌을 생각하고 곧바로 신진물산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조태오를 만날 수는 없었고 사건이 벌어질 때 감시카메라는 점검 문제로 꺼져있었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배철웅의 사건을 맡게 된 경찰은 자살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베테랑 형사 도철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도철은 결단력 있고 재치 있고 두려움이 없으며 종종 범인을 잡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영화는 서도철 형사가 조태오와 숨막히는 싸움을 벌이면서 강렬한 액션 시퀀스와 유머의 순간을 혼합하여 폭발적인 피날레로 이어집니다.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은 다찌마와 리, 아라한 장풍 대작전, 피도 눈물도 없이, 주먹이 운다 이후에도 2006년 짝패, 2010년 부당거래, 2013년 베를린, 2015년 베테랑, 모가디슈, 밀수, 베테랑2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의 흥행감독 중 한 사람입니다. 그런 그를 천만 감독의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만든 영화 <베테랑>은 흥미진진한 추격 장면, 강렬한 격투, 관객을 긴장하게 만드는 투박한 미학을 특징으로 합니다. 황정민의 카리스마 넘치는 서도철 역, 유아인의 냉철한 조태오 연기가 매혹적인 역동성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부의 불평등, 부패, 가진자들의 불처벌(유전무죄 무전유죄) 등을 비판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줍니다. 또한 <베테랑>은 유머와 드라마의 완벽한 조화로 균형감 있는 감상을 보장합니다. 명품 배우들의 명품연기는 이 영화가 어떻게 1,340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서도철과 조태오가 마주하는 장면들은 그들의 연기가 얼마나 실감이 있었는지 그 하나하나의 긴장감으로 인해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화면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부여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편의점 앞에서의 격투씬은 장면의 복잡성과 강렬함으로 인해 촬영에 며칠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영화 <베테랑>은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한국 영화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비평가와 청중은 빠르게 진행되는 내러티브, 예리하고 재치 있는 대사, 신랄한 사회적 논평에 호평을 보냈습니다. 오락성은 물론이고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을 서로 균형을 맞추어 가며 한국 영화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2015년 8월 5일에 개봉한 <베테랑>은 그해에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남우주연상)을 비롯해서 청룡영화제(감독상) 등 4개의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 수상하였으며 2016년에도 제3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감독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몇 개의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영화제 수상만 놓고 보더라도 전반적으로 <베테랑>은 긴장감이 가득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정말 엄청나게 재미있는 영화입니다.